목차
- 등기부등본 — 을구부터 읽어라
- 근저당 비율 — 숫자로 안전 마진을 따져라
- 선순위 임차인과 세금 체납 — 등기부등본에 안 나오는 위험
- 전세보증보험 — 가입 조건과 실제 비용
- 확정일자·전입신고·점유 — 대항력의 세 가지 조건
- 계약 당일 — 서명 전 최종 점검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부동산 매물이나 금융 상품의 거래를 권유하지 않는다. 전세 관련 법률·세금 정보는 2026년 4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계약 시 국토교통부·HUG(주택도시보증공사) 공식 사이트와 법률 전문가의 확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2026년 1분기,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연장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이 연장될 정도면 피해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뉴스를 보면서도 어딘가 남의 일 같았는데, 작년 가을 직접 전세 계약을 앞두고 등기부등본을 펼쳐본 순간 그 안일함이 확 깨졌다. 을구에 근저당 설정이 두 건, 가압류가 한 건 걸려 있었다. 부동산 중개사는 "이 정도는 괜찮다"고 했지만, 괜찮은 건지 위험한 건지 판단할 기준 자체가 없었다.
그때부터 약 2주간 등기부등본 읽는 법, 근저당 비율 계산,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순서를 하나씩 파고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처음 봤던 매물은 포기했다. 두 번째 매물로 계약하고 보증보험까지 가입한 뒤에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등기부등본 — 을구부터 읽어라
갑구와 을구의 차이
등기부등본은 크게 표제부, 갑구, 을구로 나뉜다. 표제부는 건물의 소재지·면적 같은 기본 정보, 갑구는 소유권 관련 사항,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가 기재된다. 근저당·전세권·지상권 같은 것들이 전부 을구에 들어간다.
전세 계약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을구다. 여기에 근저당권 설정이 있다는 건, 집주인이 그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다. 근저당 금액이 크면 클수록, 경매로 넘어갔을 때 은행이 먼저 가져가는 금액이 커진다. 내 전세금은 그 뒤에 서게 된다.
갑구에서 놓치기 쉬운 위험
갑구도 그냥 넘기면 안 된다. 가압류, 가처분, 예고등기 같은 게 걸려 있으면 소유권 분쟁이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이런 매물은 아무리 가격이 좋아도 피하는 게 맞다. 가압류가 걸린 상태에서 전세 계약을 하면, 나중에 경매 배당에서 보증금을 한 푼도 못 돌려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등기부등본은 계약 당일에 다시 떼라. 며칠 전에 확인한 등본은 소용없다. 계약일 사이에 근저당이 추가 설정되거나 가압류가 걸릴 수 있다.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2026년 4월 기준 열람 **700원**, 발급 **1,000원**이면 된다.
핵심 확인 항목 정리
등기부등본에서 전세 계약자가 반드시 봐야 할 항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구분 | 확인 항목 | 위험 신호 |
|---|---|---|
| 갑구 | 소유자 | 계약 상대방과 소유자가 다른 경우 |
| 갑구 | 가압류·가처분 | 1건이라도 있으면 계약 보류 |
| 을구 | 근저당 설정 금액 | 매매가 대비 60% 이상이면 주의 |
| 을구 | 전세권 설정 | 선순위 전세권이 있으면 내 순위 밀림 |
| 을구 | 지상권·지역권 | 토지 이용 제한 가능성 |
근저당 비율 — 숫자로 안전 마진을 따져라
계산 방법
근저당 비율 계산은 단순하다. (근저당 설정액 + 내 전세보증금) ÷ 매매 시세 × 100이다. 이 수치가 **80%**를 넘으면 위험하다는 게 일반적인 기준이고, 보수적으로 보면 70% 이하가 안전하다.
예를 들어, 매매 시세 4억 원짜리 아파트에 근저당이 1억 5천만 원 설정돼 있고 내 전세 보증금이 2억 5천만 원이라면 비율은 100%다. 경매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는 걸 감안하면, 이 조건에서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포기한 첫 번째 매물
작년에 처음 봤던 매물이 딱 이 케이스였다. 매매 시세 3억 8천만 원에 근저당 1억 2천, 전세 보증금 2억 5천. 계산하면 97%가 나온다. 부동산에서는 "집주인이 잔금 치르면 근저당 빠진다"고 했는데, 그게 확실한 보장이 되는 건 아니었다. 의아했던 게 중개사가 이 수치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계산해서 물어보니까 그제야 "좀 높긴 하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두 번째 매물은 매매 시세 4억 2천, 근저당 2천만 원, 전세 보증금 2억 5천이었다. 비율은 약 65%. 이 정도면 전세보증보험 가입도 가능하고, 경매 낙찰가가 시세의 70~80%만 돼도 보증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선순위 임차인과 세금 체납 — 등기부등본에 안 나오는 위험
등기부등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위험이 두 가지 있다. 선순위 임차인과 집주인의 세금 체납이다. 이 두 가지를 빠뜨리면 등기부등본이 깨끗해도 보증금을 잃을 수 있다.
선순위 임차인 확인법
나보다 먼저 전입신고를 한 임차인이 있으면, 경매 시 그 사람이 먼저 배당을 받는다. 문제는 등기부등본에 임차인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확인 방법은 전입세대 열람이다. 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고,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2026년 기준 열람 수수료는 무료이나 변경 가능성이 있으니 관할 주민센터에 확인하는 게 좋다. 집주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도 있긴 한데, 당연히 신뢰성이 떨어진다. 서류로 확인하는 게 원칙이다.
세금 체납이 무서운 이유
집주인이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으면, 그 체납액이 전세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될 수 있다. 특히 당해세(해당 부동산에 부과된 세금)는 근저당보다도 우선순위가 높다.
확인 방법은 임대인에게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요청하는 것이다. 국세는 홈택스(hometax.go.kr), 지방세는 위택스(wetax.go.kr)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집주인이 이 서류 제출을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
전세보증보험 — 가입 조건과 실제 비용
HUG vs SGI서울보증
전세보증보험은 크게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 두 곳에서 가입할 수 있다. 2026년 4월 기준 두 상품의 주요 차이점은 아래와 같다. 상품 내용은 수시로 변경되므로 가입 전 각 기관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구분 |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 SGI 전세금보장신용보험 |
|---|---|---|
| 보증료율 | 연 0.115~0.154% | 연 0.183~0.241% |
| 가입 한도 | 수도권 7억, 비수도권 5억 | 수도권 7억, 비수도권 5억 |
| 전세가율 조건 | 90% 이하 | 상품별 상이 |
| 대위변제 | 보증공사 선지급 후 구상 | 동일 방식 |
| 신청 경로 | 은행 창구 / HUG 앱 | 은행 창구 |
(위 표는 2026년 4월 기준이며, 보증료율·한도·조건 등은 변경될 수 있다)
보증금 2억 5천만 원 기준 HUG 보증료는 연 약 28만 7,500원~38만 5,000원이다. 월로 환산하면 2만 4천~3만 2천 원 수준인데, 보증금 전액을 날릴 위험을 생각하면 이 비용을 아끼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보험 가입이 안 되는 경우
보증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있다. 전세가율이 너무 높거나, 집주인이 다주택자인데 체납 이력이 있거나, 건물 자체에 위반 건축물 이슈가 있으면 심사에서 탈락한다. 내가 처음 봤던 근저당 비율 97% 매물은 당연히 보증보험 가입이 안 됐을 것이다. 이 사실을 중개사가 미리 알려주진 않았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는 매물 선택의 핵심 기준이다. 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매물이면, 위치와 가격이 마음에 들어도 재고하는 게 맞다. HUG 사이트(khug.or.kr)에서 사전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확정일자·전입신고·점유 — 대항력의 세 가지 조건
전세 계약 후 보증금을 법적으로 보호받으려면 대항력을 갖춰야 한다. 대항력이 생기려면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 전입신고, 확정일자, 실제 거주(점유)다. 하나라도 빠지면 보호를 못 받을 수 있다.
전입신고 — 잔금일 당일에 하라
전입신고는 이사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한다. 단, 대항력 발생 시점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다. 잔금을 치르고 전입신고를 미루면 그 사이에 다른 채권자가 끼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잔금 지급일에 바로 전입신고를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주민센터 방문이나 정부24(gov.kr)에서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확정일자 — 전입신고와 같은 날에
확정일자는 임대차 계약서에 날짜 도장을 받는 것이다. 주민센터, 등기소,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받을 수 있고, 2026년 4월 기준 비용은 600원이다. 확정일자를 받으면 우선변제권이 생긴다. 경매 시 후순위 채권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다.
점유 — 실제로 살아야 보호받는다
간과하기 쉬운 조건이 점유다. 전입신고를 해놓고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잔금일 전에 미리 전입신고를 해두는 것도 위험하다. 아직 점유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약 당일 — 서명 전 최종 점검
- 등기부등본을 계약 당일 다시 열람했는가
- 근저당 비율을 직접 계산했는가 (80% 이하 확인)
- 갑구에 가압류·가처분이 없는지 확인했는가
- 집주인 신분증과 등기부 소유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했는가
- 전입세대 열람을 했는가 (선순위 임차인 확인)
-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요청했는가
-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사전 확인했는가
- 특약사항에 근저당 말소 조건을 기재했는가
계약서 특약에 넣을 수 있는 조항 중 하나가 "잔금일까지 을구 근저당을 말소한다"는 문구다. 집주인이 잔금으로 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면 이 특약에 동의할 수 있다. 동의를 거부한다면 그것 자체가 판단 재료가 된다.
대리인이 계약에 나온 경우에는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위임장에 찍힌 인감과 인감증명서의 인감이 일치하는지, 인감증명서 발급일이 3개월 이내인지도 빠뜨리면 안 되는 체크 포인트다.
개인적으로 전세 계약은 "의심이 기본값"이어야 한다고 본다. 중개사를 믿지 말라는 게 아니라, 중개사가 확인해주지 않는 영역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등기부등본 열람 700원, 확정일자 600원, 전세보증보험료 월 2~3만 원. 이 비용을 전부 합쳐도 1년에 40만 원이 채 안 된다. 그런데 이걸 아끼려다 보증금 수천만 원을 날릴 수 있다. 예외가 있다면, 집주인이 무차입 자가 소유자이고 등기부등본이 완전히 깨끗한 경우 정도인데, 그런 매물에서도 보증보험은 드는 게 낫다.
지금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당장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해당 매물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라. 을구에 근저당이 있는지, 있다면 금액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위에서 설명한 비율 계산을 직접 해봐라. 그리고 HUG 사이트(khug.or.kr)에서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사전 조회하라. 이 세 가지만 해도, 최소한 위험한 매물에 보증금을 묻는 사고는 막을 수 있다.
이 글은 필자가 직접 전세 계약을 진행하며 겪은 경험과 공개된 법률·정책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다. 전세가율, 보증보험료율, 열람 수수료 등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계약 전 HUG(khug.or.kr), 인터넷등기소(iros.go.kr), 국토교통부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라. 구체적인 법률·세무 판단은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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