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등기부등본 — 을구를 못 읽으면 계약하지 마라
- 근저당 비율 계산 — 숫자로 안전 마진을 따져라
- 선순위 임차권 —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가 있는지
- 전세보증보험 — 가입 조건과 비용을 미리 계산하라
-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 순서와 타이밍이 전부다
- 특약 사항 — 계약서에 넣어야 할 문구들
- 건축물대장과 실제 현황 — 불법 건축물을 피하는 법
- 전세 사기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위해 작성된 콘텐츠이며, 특정 부동산 매물의 계약을 권유하거나 보장하지 않는다. 전세 관련 법률·세금 정보는 2026년 4월 기준이며, 실제 계약 시 법무사·공인중개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인 법률 분쟁이나 세무 문제는 변호사·세무사와 상의하라.
매달 치킨 두 마리 값, 약 4만 원. 이게 전세보증보험료를 월할로 쪼갠 금액이다. 보증금 1억 5천만 원 기준으로 연 48만 원 정도 나온다. 처음엔 아까웠다. 그런데 올해 3월, 수원에서 전세를 알아보다가 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다. 부동산에서 "깨끗한 매물"이라고 소개받은 빌라의 등기부등본을 직접 떼봤더니, 근저당이 매매가의 70%나 잡혀 있었다. 보증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물건이었다. 중개사는 "다들 그냥 들어간다"고 했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으면 보증금 전액이 위험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허탈했다. 첫 독립인데 첫 관문부터 이런 식이라니.
이 글은 그때부터 두 달간 부딪히면서 정리한 전세 계약 전 확인사항이다. 입사 2년차, 연봉 3,200만 원, 월 저축 50만 원으로 모은 보증금이 전부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썼다.
등기부등본 — 을구를 못 읽으면 계약하지 마라
전세 계약 전 확인사항의 출발점은 등기부등본이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700원이면 열람할 수 있고, 1,000원이면 발급도 된다.
갑구와 을구의 차이
등기부등본은 크게 갑구와 을구로 나뉜다.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다. 현재 집주인이 누구인지, 소유권 이전 이력이 어떤지 나온다.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즉 근저당권·전세권·지상권 같은 것들이 기록된다. 전세 입주자가 반드시 봐야 할 건 을구다.
을구에 근저당권설정이라고 적혀 있으면, 집주인이 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근저당이 내 전세보증금보다 먼저 설정되어 있을 때 발생한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근저당 채권자가 먼저 돈을 가져간다. 내 보증금은 그다음이다.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
갑구에서 볼 것:
- 소유자 이름이 실제 계약 상대방과 일치하는지
- 가압류, 가처분, 압류 등기가 있는지
- 신탁 등기가 있는지 (신탁 물건은 수탁자와 계약해야 한다)
을구에서 볼 것:
- 근저당권 설정 금액과 채권최고액
- 설정 날짜 (내 전입신고보다 먼저인지)
- 전세권 설정 여부
등기부등본은 계약 당일에도 한 번 더 떼봐야 한다. 계약일 아침에 갑자기 가압류가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계약서 작성 직전,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하는 데 5분이면 된다.
근저당 비율 계산 — 숫자로 안전 마진을 따져라
등기부등본에서 근저당을 확인했으면, 다음은 비율 계산이다. 이걸 감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계산 공식
안전한 전세의 기본 공식은 이렇다.
(선순위 채권 + 내 보증금) ÷ 매매 시세 × 100 = 담보 인정 비율
이 비율이 80%를 넘으면 위험하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도 이 비율을 따진다.
예를 들어 매매가 2억 원짜리 집에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7,000만 원, 내 전세보증금이 1억 5,000만 원이라고 하자.
(7,000만 + 1억 5,000만) ÷ 2억 × 100 = 110%
완전히 오버다.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내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기 어렵다.
시나리오별 안전 마진 비교
보증금 1억 5,000만 원, 매매가 2억 5,000만 원 기준으로 근저당 금액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산해봤다.
| 근저당 채권최고액 | 담보 인정 비율 | 안전 여부 | 보증보험 가입 |
|---|---|---|---|
| 0원 (무저당) | 60% | ✅ 안전 | 가능 |
| 2,000만 원 | 68% | ✅ 안전 | 가능 |
| 5,000만 원 | 80% | ⚠ 경계 | 조건부 가능 |
| 7,000만 원 | 88% | ❌ 위험 | 가입 불가 가능성 높음 |
| 1억 원 | 100% | ❌ 매우 위험 | 불가 |
단, 이 수치는 매매 시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KB시세,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한국부동산원 시세 등 기준이 다르므로, HUG가 인정하는 시세 기준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개인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대략적인 참고 수치로만 활용하라.
선순위 임차권 —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가 있는지
근저당만큼 중요한 게 선순위 임차권이다. 쉽게 말해, 나보다 먼저 이 집에 전세로 들어와 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다가구주택(빌라, 연립 등)의 경우,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살고 있지만 등기부등본은 건물 전체로 하나만 존재한다. 즉, 다른 층에 사는 세입자의 보증금이 얼마인지 등기부등본에는 나오지 않는다.
확인하는 방법
- 전입세대 열람: 주민센터에서 집주인 동의를 받아 해당 주소의 전입세대를 열람할 수 있다. 몇 명이 전입 신고가 되어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 확정일자 부여 현황: 주민센터 또는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해당 주소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할 수 있다. 2026년 4월 기준, 온라인 열람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가능하며 수수료는 건당 600원이다.
- 집주인에게 직접 물어보기: 다른 세대의 보증금 총액이 얼마인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거짓말할 수 있으므로, 특약에 "타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이 OO원 이하임을 확인한다"는 문구를 넣는 게 안전하다.
왜 위험한가
매매가 3억 원짜리 다가구주택에 1층 세입자 보증금 8,000만 원, 2층 세입자 보증금 7,000만 원이 이미 있고, 내가 3층에 보증금 1억 원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하자.
선순위 보증금 합계: 1억 5,000만 원
내 보증금: 1억 원
합계: 2억 5,000만 원 (매매가의 83%)
근저당이 없어도 이미 위험 구간이다. 여기에 근저당까지 있으면 사실상 보증금 회수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아파트보다 빌라·다가구를 볼 때 특히 이 부분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전세보증보험 — 가입 조건과 비용을 미리 계산하라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험이다. 2026년 4월 기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이 대표적이다.
HUG vs SGI 비교
| 구분 | HUG 전세보증보험 | SGI 전세보증보험 |
|---|---|---|
| 보증 한도 | 수도권 7억 원, 비수도권 5억 원 (2026년 기준) | 보증금 제한 상이 (상품별 다름) |
| 보증료율 | 연 0.115~0.154% 수준 | 연 0.183~0.208% 수준 |
| 가입 조건 | 전세가율 일정 비율 이하 | HUG 대비 조건 완화 |
| 예상 비용 (1.5억 기준) | 연 17~23만 원 | 연 27~31만 원 |
| 가입 경로 | HUG 홈페이지, 은행 창구 | SGI 홈페이지, 은행 창구 |
위 보증료율과 한도는 2026년 4월 기준이며,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 정확한 조건은 HUG(khug.or.kr) 또는 SGI서울보증(sgic.co.kr)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라.
가입이 안 되는 경우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대표적인 사유가 있다.
- 전세가율 초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너무 높은 경우
- 다가구 합산 초과: 다가구주택에서 전체 임차보증금 합계가 기준을 넘는 경우
- 건축물대장 불일치: 불법 증축, 용도 변경 등으로 건축물대장과 실제가 다른 경우
- 소유자 변경 직후: 최근 소유권 이전이 있었고 매매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경우
내가 수원에서 겪은 케이스가 정확히 이거였다. 부동산에서 "보증보험 가입 가능"이라고 했지만, 직접 HUG 홈페이지에서 시세 조회를 해보니 해당 매물의 인정 시세가 실제 매매가보다 낮게 잡혀 있었다. 보증보험은 부동산 말만 듣지 말고, 직접 확인해야 한다.
HUG 홈페이지(khug.or.kr)에서 ‘전세가격 정보’를 검색하면 해당 주소의 HUG 인정 시세를 조회할 수 있다. 계약 전에 반드시 조회해보라.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 순서와 타이밍이 전부다
보증금을 법적으로 보호받으려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필요하다. 이건 거의 모든 전세 안내서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타이밍에 대해서는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항력의 성립 조건
대항력이란,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내 보증금을 주장할 수 있는 힘이다. 대항력은 전입신고 + 실제 거주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 다음 날 0시에 발생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음 날 0시"라는 부분이다. 잔금을 치르고 전입신고를 한 그 날에는 아직 대항력이 없다. 만약 그 날 집주인이 추가 근저당을 설정하면, 그 근저당이 내 대항력보다 선순위가 된다.
잔금일 체크리스트
잔금일과 전입신고일 사이에 간격이 있으면, 그 사이에 집주인이 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반드시 같은 날 처리하라.
특약 사항 — 계약서에 넣어야 할 문구들
계약서 특약란은 대부분 비어 있거나 형식적인 문구만 들어간다. 그런데 분쟁이 생기면 이 특약이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다.
반드시 넣어야 할 특약 5가지
- 근저당 말소 조건: "잔금 지급일까지 을구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전부 말소한다. 말소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
- 선순위 보증금 확인: "임대인은 본 건물의 타 임차인 보증금 총액이 OO원 이하임을 확인하며, 이와 다를 경우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 전세보증보험 협조 의무: "임대인은 임차인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에 필요한 서류 제출 및 절차에 협조한다."
- 하자 보수 범위: "입주 전 확인된 하자(OO, OO)는 잔금일 전까지 임대인이 보수한다."
- 계약 갱신 청구권 관련: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특약을 넣자고 하면 집주인이 불쾌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전 재산이 걸린 문제다. 중개사에게 "표준적인 보호 조항"이라고 설명을 부탁하면 분위기가 덜 경직된다. 내 경우에는 중개사가 오히려 "이 정도는 요즘 기본"이라며 집주인을 설득해줬다.
건축물대장과 실제 현황 — 불법 건축물을 피하는 법
등기부등본만 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건축물대장도 확인해야 한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의아했다. 왜 두 개를 따로 봐야 하는 건지.
등기부등본은 권리 관계(소유권, 근저당 등)를 보여주고, 건축물대장은 건물의 물리적 현황(용도, 면적, 층수 등)을 보여준다. 이 두 서류의 내용이 다르면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인 불일치 사례
- 건축물대장에는 단독주택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다가구로 쪼개 임대하는 경우
- 불법 증축으로 면적이 달라진 경우
-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주거용으로 전환한 경우
이런 물건은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될 수 있고, 경매 시에도 보호받기 어렵다. 건축물대장은 정부24(gov.kr)에서 무료로 열람 가능하다. 등기부등본 뗄 때 같이 확인하면 5분이면 끝난다.
- 등기부등본 갑구 — 소유자 확인, 압류·가처분 없음
- 등기부등본 을구 — 근저당 금액 확인, 담보 비율 계산
- 선순위 임차권 — 전입세대 열람, 확정일자 현황 조회
- 전세보증보험 — HUG 인정 시세 조회, 가입 가능 여부 확인
- 건축물대장 — 용도·면적 불일치 없는지 확인
- 특약 사항 — 근저당 말소, 보증보험 협조 문구 삽입
- 잔금일 — 당일 전입신고 + 확정일자 처리
전세 사기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
개인적으로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가 해당 매물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이라고 본다. 보증보험 심사를 통과했다는 건, 전문 기관이 이 매물의 시세·권리관계·전세가율을 검토해서 일정 수준 이상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단, 보증보험에 가입했다고 100% 안전한 건 아니다. 보증 한도 초과, 고의적 사기 등 예외 상황은 존재하므로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 확인을 병행하는 게 맞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정리한다.
첫째, 관심 매물의 등기부등본을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열람하라. 700원이다. 을구의 근저당 채권최고액을 확인하고, 위에서 설명한 담보 비율 공식에 대입해봐라. 둘째, HUG 홈페이지(khug.or.kr)에서 해당 주소의 전세가격 정보를 조회하라.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시세 범위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셋째, 정부24(gov.kr)에서 건축물대장을 무료로 열람하고, 용도와 면적이 실제와 일치하는지 대조하라.
이 세 가지를 계약 전에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은 30분, 비용은 1,300원이다. 보증금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지키는 데 이 정도 투자는 할 만하다.
본 글은 필자 개인의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다. 전세 관련 법률, 보증보험 조건, 정책 등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계약 전 반드시 HUG(khug.or.kr),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 국토교통부 등 공식 기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라. 계약서 검토, 권리 분석 등 구체적인 법률 판단은 변호사 또는 법무사와 상의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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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보 제공 및 개인 경험 공유 목적이며, 투자자문·세무자문·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운영자는 금융투자업자·세무사·변호사가 아닙니다. 개별 결정은 공인 전문가(CFP, 세무사, 변호사) 상담 후 본인 책임하에 진행하세요. 자세히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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