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등기부등본, 700원으로 사기를 막는 첫 번째 관문
- 전세가율, 숫자 하나로 위험도를 읽는 법
-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 순서가 곧 돈이다
-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과 보증료를 직접 계산해봤다
- 특약 사항, 계약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문구들
- 임대인 세금 체납 여부, 직접 확인하는 방법
- 중개사 확인과 중개 보수, 놓치기 쉬운 두 가지
- 계약 전 최종 체크리스트 — 10가지 한눈에 보기
- 내 상황에 맞는 다음 행동
전세 사기의 80% 이상은 계약 전 10분짜리 확인을 안 해서 벌어진다.
과장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2025년 전세 사기 피해 실태 분석에 따르면, 피해자 중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한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중개사 말만 믿거나, 확인 자체를 건너뛰었다. 육아휴직 중에 전세 만기가 찾아왔을 때, 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아이 돌봄에 정신이 없어서 "중개사가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넘어갈 뻔했다. 그런데 직접 등기부등본을 떼보니 근저당 1억 2천만 원이 걸려 있었고, 중개사는 그걸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때 느낀 의아함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다.
왜 그런지, 뭘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를 직접 계산한 숫자와 함께 풀어본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공유를 위해 작성된 것이며, 특정 부동산 거래나 금융 상품 가입을 권유하지 않는다. 보증금, 보증료, 세율 등은 2026년 4월 기준이며, 정책 변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계약 시 국토교통부·HUG·SGI서울보증 공식 사이트에서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인 법률 분쟁이나 세무 문제는 변호사·세무사 등 전문가 상담을 받아라.
등기부등본, 700원으로 사기를 막는 첫 번째 관문
전세 계약에서 등기부등본 확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열람하면 700원, 발급하면 1,000원이다(2026년 4월 기준). 이 700원이 수천만 원을 지킬 수 있다.
갑구와 을구, 각각 뭘 봐야 하는가
등기부등본은 크게 표제부, 갑구, 을구로 나뉜다. 표제부는 건물의 소재지와 면적 같은 기본 정보다. 핵심은 갑구와 을구에 있다.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다.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가압류·가처분 같은 권리 제한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임대인이라고 소개한 사람과 등기부상 소유자가 다르면 계약을 멈춰야 한다. 대리인이 나왔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요구해라.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 즉 근저당권·전세권 등이 기재된다. 근저당이 설정돼 있다는 건 그 집이 은행 대출의 담보로 잡혀 있다는 뜻이다. 근저당 설정액이 클수록 내 보증금이 위험해진다.
근저당 설정액, 이 공식으로 안전한지 판단한다
단순히 근저당이 있다고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비율이다. 핵심 공식은 이렇다.
(선순위 채권 + 내 보증금) ÷ 시세 × 100 = 위험도(%)
이 비율이 70% 이하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본다. 80%를 넘으면 위험 신호다.
예를 들어보자. 시세 5억 원짜리 아파트에 근저당 1억 5천만 원이 설정돼 있고, 내 전세 보증금이 2억 5천만 원이라면:
(1억 5천 + 2억 5천) ÷ 5억 × 100 = 80%
경계 수준이다. 같은 아파트에 근저당이 5천만 원이라면:
(5천만 + 2억 5천) ÷ 5억 × 100 = 60%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범위에 들어간다.
| 시세 | 근저당 설정액 | 내 보증금 | 위험도 | 판단 |
|---|---|---|---|---|
| 5억 | 5,000만 | 2억 5,000만 | 60% | 비교적 안전 |
| 5억 | 1억 5,000만 | 2억 5,000만 | 80% | 경계 |
| 5억 | 2억 | 2억 5,000만 | 90% | 위험 — 계약 재고 |
| 4억 | 1억 | 2억 5,000만 | 87.5% | 위험 |
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부동산 시세와 교차 검증하면 더 정확하다.
계약 당일 한 번 더 떼야 하는 이유
등기부등본은 계약 3일 전에 확인했다고 끝이 아니다. 계약 직전에 한 번 더 열람해야 한다. 계약 전날과 당일 사이에 근저당이 추가되거나 가압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수법의 사기 사례가 보도된 적이 있다. 700원 아끼려다 보증금을 날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전세가율, 숫자 하나로 위험도를 읽는 법
전세가율이란 매매 시세 대비 전세 보증금의 비율이다. 공식은 단순하다.
전세 보증금 ÷ 매매 시세 × 100 = 전세가율(%)
2026년 4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약 68% 수준이다(KB부동산 통계). 이 숫자가 높을수록 ‘깡통 전세’ 위험이 커진다. 매매가가 떨어지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서울 강남은 50~60%대인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80%를 넘기는 곳도 많다. 내가 계약하려는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직접 계산해봐야 한다.
| 지역 | 평균 매매가 | 평균 전세가 | 전세가율 |
|---|---|---|---|
| 서울 강남 | 15억 | 8억 | 53% |
| 서울 노원 | 6억 | 4억 2천 | 70% |
| 경기 수원 | 5억 | 3억 5천 | 70% |
| 지방 중소도시 | 2억 5천 | 2억 | 80% |
위 수치는 2026년 4월 기준 대략적인 참고치이며, 단지·평형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반드시 해당 단지의 실거래가를 직접 확인하라.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 순서가 곧 돈이다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는 전세 보증금을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한 양대 축이다. 이 둘의 순서와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보호를 못 받을 수 있다.
확정일자란 무엇인가
확정일자는 임대차 계약서에 날짜 도장을 받는 것이다. 주민센터나 등기소에서 받을 수 있고, 비용은 600원이다. 온라인으로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확정일자를 받으면 후순위 권리자보다 우선해서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이 생긴다.
전입신고, 이사 당일에 해라
전입신고는 새 주소지로 주민등록을 옮기는 것이다. 주민센터에서 하거나 정부24(gov.kr)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핵심은 이사 당일에 전입신고를 해야 대항력 발생 시점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생긴다.
순서를 반대로 하면 어떻게 되느냐. 확정일자만 먼저 받고 전입신고를 늦추면 대항력이 없다. 대항력 없이 우선변제권만 있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 보호가 불완전해진다. 전입신고를 먼저 하거나 최소한 같은 날 함께 처리하는 게 안전하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과 보증료를 직접 계산해봤다
전세보증보험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험이다. 가입 여부가 보증금의 생사를 가를 수 있다.
HUG vs SGI, 어디가 유리한가
2026년 4월 기준, 대표적인 보증기관 두 곳의 조건을 비교했다.
- 보증료율 연 0.115~0.154%
- 전세가율 제한 있음
- 보증금 한도 수도권 7억 / 비수도권 5억
- 공공성 강해 조건 까다로움
- 보증료율 연 0.183~0.216%
- 전세가율 제한 상대적 완화
- 보증금 한도 제한 없음
- 심사 빠르고 유연
보증료가 실제로 얼마나 나오는지 시나리오별로 계산해봤다.
| 보증금 | HUG 보증료(연 0.115%) | SGI 보증료(연 0.2%) | 차이 |
|---|---|---|---|
| 2억 | 23만 원 | 40만 원 | 17만 원 |
| 3억 | 34만 5천 원 | 60만 원 | 25만 5천 원 |
| 5억 | 57만 5천 원 | 100만 원 | 42만 5천 원 |
보증료는 개인 신용도·주택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위 금액은 대략적인 참고치다. HUG가 저렴하지만 심사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잔금일이 촉박하면 SGI가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잔금일까지 3주밖에 안 남아서 SGI로 가입했는데, 심사부터 가입까지 5영업일이 걸렸다.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
모든 전세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거절 사유 중 대표적인 것들이 있다.
- 전세가율이 HUG 기준 시세 대비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경우
- 임대인이 세금 체납 중인 경우
- 다가구주택에서 선순위 보증금 합산액이 과다한 경우
-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주거용이 아닌 경우
보증보험 가입이 안 되는 집이라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다. 왜 안 되는지를 역으로 따져보면 리스크가 보인다.
특약 사항, 계약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문구들
표준 임대차 계약서에는 기본 조항만 들어 있다. 실제로 보증금을 지키려면 특약 사항란에 추가 문구를 넣어야 한다.
필수 특약 5가지
첫째, "임대인은 임차인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에 적극 협조한다." 보증보험 가입 시 임대인의 서류(인감증명서, 등기권리증 사본 등)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특약이 없으면 임대인이 비협조적일 때 대응하기 어렵다.
둘째, "잔금일 전까지 근저당 설정액이 현 상태를 초과하지 않는다." 계약 후 잔금일 사이에 추가 대출을 받아 근저당을 늘리는 것을 방지하는 조항이다.
셋째, "임대인의 세금 체납이 없음을 확인하며, 체납 사실 발견 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시행된 임대차 3법 이후 국세·지방세 체납 정보 열람이 가능해졌다. 임대인 동의 하에 열람하거나, 특약으로 체납 시 해제권을 확보하라.
넷째,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취득에 관해 임대인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드물지만 전입신고를 꺼리는 임대인이 있다. 미리 못을 박아둬야 한다.
다섯째, 수리 범위에 대한 합의다. "입주 전 곰팡이·누수 등 하자에 대해 임대인이 수리를 완료한 후 잔금을 지급한다." 입주 후에 발견하면 분쟁이 길어진다.
특약의 법적 효력
특약은 쌍방 합의로 작성되므로 법적 효력이 있다. 단, 임차인에게 불리한 특약(보증금 반환 의무 면제 등)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무효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임차인을 보호하는 방향의 특약은 유효하다.
임대인 세금 체납 여부, 직접 확인하는 방법
2023년 4월부터 임차인은 임대인의 미납 국세 열람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국세징수법 제109조의2). 임대차 계약 체결 후, 임대 보증금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열람 신청은 관할 세무서에서 할 수 있고, 임대인에게 열람 사실이 통보된다. 체납액이 있으면 보증금 반환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 이 절차를 반드시 거쳐라. 국세뿐 아니라 지방세 체납 여부도 해당 시·군·구청에서 확인 가능하다.
체납 열람 결과 체납액이 확인되면, 그 금액만큼 경매 시 국세가 우선변제된다. 내 보증금보다 국세가 먼저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지 숫자로 보자.
경매 낙찰가 3억인 집에 국세 체납 5천만 원이 있고, 내 보증금이 2억 5천이라면 — 국세 5천만 원이 먼저 빠지고 남은 2억 5천에서 내 보증금을 받게 되는데, 경매 비용까지 빼면 실제로 돌려받는 금액은 2억 원대 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중개사 확인과 중개 보수, 놓치기 쉬운 두 가지
중개사 자격 확인
공인중개사가 맞는지, 중개사무소 등록이 유효한지 확인해야 한다. 국가공간정보포털(nsdi.go.kr)이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이트에서 조회할 수 있다. 무등록 중개업자와 거래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중개 보수 상한, 알아야 깎을 수 있다
중개 보수는 법정 상한이 정해져 있다. 2026년 4월 기준 주택 전세 중개 보수 상한은 아래와 같다.
| 전세 보증금 | 상한 요율 | 한도액 |
|---|---|---|
| 5천만 원 미만 | 0.5% | 20만 원 |
| 5천만~1억 미만 | 0.4% | 30만 원 |
| 1억~6억 미만 | 0.3% | — |
| 6억~12억 미만 | 0.4% | — |
| 12억~15억 미만 | 0.5% | — |
| 15억 이상 | 0.6% | — |
보증금 3억 원이면 상한 요율 0.3%를 적용해 최대 90만 원이다. 이보다 더 달라고 하면 법 위반이다. 물론 협상으로 이보다 낮게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한은 말 그대로 상한이지 정찰제가 아니다.
위 요율은 시·도 조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 조례를 확인하라.
계약 전 최종 체크리스트 — 10가지 한눈에 보기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하나로 정리했다. 계약 전 이 목록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체크하면 된다.
- 등기부등본 갑구 — 소유자 확인, 가압류·가처분 여부
- 등기부등본 을구 — 근저당 설정액 확인
- 위험도 계산 — (선순위 채권 + 보증금) ÷ 시세 70% 이하인지
- 전세가율 계산 — 80% 이하인지,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 임대인 세금 체납 여부 — 세무서에 미납 국세 열람 신청
-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 HUG 또는 SGI 사전 심사
- 특약 사항 — 보증보험 협조, 근저당 동결, 체납 해제권 등 삽입
- 중개사 자격 및 등록 확인
- 확정일자 + 전입신고 — 이사 당일 동시 처리 계획
- 잔금일 당일 등기부등본 재열람 — 변동 사항 최종 확인
이 10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리스크가 생긴다. 특히 육아휴직 중처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잔금일을 넘기기 쉽다. 나도 그랬다. 아이 낮잠 시간에 겨우 등기부등본을 열람하고, 주민센터에 아이를 안고 가서 전입신고를 했더니 그제서야 안도감이 들었다.
내 상황에 맞는 다음 행동
전세 계약의 안전 여부는 결국 숫자로 판단하는 것이다. 감이 아니라 계산이다.
보증금 2억 원 이하, 수도권 외 지역이라면 — HUG 전세보증보험부터 가입 가능한지 확인하라. 보증료가 연 23만 원 수준이면 월 2만 원도 안 된다. 이 비용을 아끼려다 보증금을 날리는 건 말이 안 된다. HUG 홈페이지(khug.or.kr)에서 사전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보증금 3억~5억, 수도권이라면 — 전세가율부터 계산하라. 매매 시세 대비 70%를 넘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등기부등본 을구의 근저당까지 합산해서 위험도를 반드시 산출하라. 그리고 임대인 세금 체납 열람을 신청하라. 관할 세무서에 신분증과 임대차 계약서 사본을 가져가면 된다.
보증금 5억 초과, 잔금일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면 — SGI서울보증보험으로 가라. HUG보다 보증료가 비싸지만 심사가 빠르다. 잔금일 2주 전까지는 신청해야 안전하다.
어떤 상황이든 등기부등본은 반드시 직접 확인하라. 중개사의 "다 괜찮아요"를 믿지 마라. 700원짜리 서류 한 장이 수억 원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 글은 필자가 직접 전세 계약을 진행하며 겪은 경험과 국토교통부·HUG·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다. 보증료율, 중개 보수 상한, 세금 체납 열람 제도 등은 정책 변경에 따라 수시로 달라지므로, 실제 계약 전 반드시 해당 기관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라. 투자·세무·법률에 관한 구체적 판단이 필요하다면 공인중개사,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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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보 제공 및 개인 경험 공유 목적이며, 투자자문·세무자문·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운영자는 금융투자업자·세무사·변호사가 아닙니다. 개별 결정은 공인 전문가(CFP, 세무사, 변호사) 상담 후 본인 책임하에 진행하세요. 자세히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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