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vs ETF 비교, 1500만 원 넣고 세후 수익 차이를 직접 계산했다

115만 원, 같은 돈을 1년 굴린 세후 차이

115만 원. 1,500만 원을 적금에 넣었을 때와 ETF에 넣었을 때, 1년 뒤 세후 수익 차이다. 적금 세후 이자 약 27만 원, TIGER 미국S&P500 ETF 세후 수익 약 142만 원. 작년 11월 12개월 정기적금 만기가 돌아왔을 때 이 숫자를 직접 확인하고 꽤 오래 멍했다.

나는 5년째 투자하면서 잘 되고 있으면 안 건드리는 쪽이다. 근거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적금을 주력으로 가져갔는데, 만기 때마다 세후 이자를 확인할 때마다 같은 의문이 반복됐다. 물가상승률이 2.5%인데 세후 수익률 2.96%면, 실질적으로 남는 게 **0.46%**라는 뜻이다. 이게 맞는 건가. 그래서 감이 아니라 코드로 비교해보기로 했다.

비교를 위한 세 가지 기준

적금과 ETF는 태생이 다른 상품이다. 금리가 확정된 저축 상품과 시장 가격에 따라 변동하는 투자 상품을 한 줄에 놓으려면, 먼저 비교 기준을 맞춰야 의미 있는 결론이 나온다.

첫 번째, 세후 실질 수익률. 세전 숫자는 광고용이다. 적금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5.4%(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가 붙고, 국내 상장 해외 ETF 매매차익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된다(2026년 4월 기준). 거기서 물가상승률까지 빼야 진짜 수익률이 보인다.

두 번째, 원금 손실 가능성. 적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 ETF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 시장이 빠지면 원금이 줄어든다. 이 차이는 엑셀에서는 한 줄이지만, 실제로 계좌에서 빨간 숫자를 볼 때의 무게감은 전혀 다르다.

세 번째, 유동성.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손해 없이 현금화할 수 있는가. 적금은 중도해지 시 약정 금리를 포기해야 한다. 보통 중도해지 금리는 연 0.1~1.0% 수준이라 사실상 이자를 거의 못 받는다. ETF는 주식시장 개장 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 바로 매도 가능하고, T+2(매도 후 이틀)에 출금할 수 있다. 단, 매도 시점 가격이 마이너스일 수 있다. 참고로 ETF 매매 시 발생하는 각종 비용(보수, 거래 수수료, 괴리율)은 펀드 수수료 구조와 절감 전략에서 상세히 비교했다.

원금보장, 수익률, 세금을 숫자로 뜯어보면

원금보장에서는 적금이 압도적이다. 예금보험공사가 5,000만 원까지 보장하므로 은행이 파산해도 원금은 돌아온다. ETF는 그런 안전망이 없다. KODEX 200이 2022년에 한때 -25%를 기록한 적이 있고,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 때는 하루에 -8.4%가 빠졌다. 1,500만 원 넣어둔 계좌가 하루 만에 1,374만 원이 되는 경험은, 해본 사람만 안다.

수익률은 반대다. 2026년 3월 기준 주요 시중은행 정기적금 금리는 연 3.2~4.0%(세전). 세후로 환산하면 연 2.7~3.4% 수준이다. 여기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약 2.5%(2026년 3월 기준)를 빼면 실질 수익률은 **0.2~0.9%**에 불과하다. 돈의 가치를 겨우 보존하는 수준이다. 반면 TIGER 미국S&P500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약 11.2%, KODEX 200은 약 5.8%였다. 물론 이건 과거 실적이다. 적금 금리는 가입 시점에 확정되지만, ETF 수익률은 확정되는 날이 없다. 내년에 -15%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금은 겉보기보다 복잡하다. 적금 이자의 세금 계산은 단순하다. 세전 이자에서 15.4%를 떼면 끝이다. 세전 이자 32만 원이면 세금 약 4만 9천 원, 세후 이자 약 27만 1천 원. 직관적이다. ETF는 유형에 따라 과세 구조가 갈린다. 국내 주식형 ETF(KODEX 200, TIGER 200 등)의 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배당금에만 15.4%가 붙는다. 반면 국내 상장 해외 ETF(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는 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증가분 중 적은 금액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된다. 이 구조를 모르고 투자하면 수익률 계산에서 제법 큰 오차가 생긴다.

추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도 있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이 연간 2,000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로 합산 과세된다. 1,500만 원 수준에서는 해당 사항이 거의 없지만, 투자 금액이 커지면 의외로 빠르게 이 기준에 도달할 수 있으니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직접 계산해보고 싶다면 아래 파이썬 코드를 돌려보면 된다. 금액과 금리만 자기 상황에 맞게 바꾸면 된다.

# 적금 vs ETF 세후 수익률 비교 시뮬레이션
# 2026년 4월 기준 세율 적용

def calc_savings(monthly, months, annual_rate):
    """정기적금 세후 수익 계산 (단리, 월 납입)"""
    total_deposit = monthly * months
    # 매월 납입금 × 잔여 개월수 × 월이율
    interest = sum(
        monthly * (annual_rate / 12) * (months - m)
        for m in range(months)
    )
    tax = interest * 0.154  # 이자소득세 15.4%
    net = interest - tax
    return {
        'deposit': total_deposit,
        'interest': round(interest),
        'tax': round(tax),
        'net_interest': round(net),
        'eff_rate': round(net / total_deposit * 100, 2)
    }

def calc_etf(lump_sum, return_rate, tax_rate=0.154):
    """ETF 세후 수익 계산 (국내상장 해외 ETF 기준)"""
    gain = lump_sum * return_rate
    tax = gain * tax_rate
    return {
        'investment': lump_sum,
        'gain': round(gain),
        'tax': round(tax),
        'net_gain': round(gain - tax),
        'eff_rate': round((gain - tax) / lump_sum * 100, 2)
    }

# 조건: 월 125만 원 × 12개월 = 1,500만 원
result_s = calc_savings(1_250_000, 12, 0.035)
result_e = calc_etf(15_000_000, 0.112)

print("[ 적금 ] 연 3.5%, 12개월, 월 125만 원")
print(f"  세전 이자: {result_s['interest']:,}원")
print(f"  세금:      {result_s['tax']:,}원")
print(f"  세후 이자: {result_s['net_interest']:,}원")
print(f"  세후 수익률: {result_s['eff_rate']}%")
print()
print("[ ETF ] TIGER 미국S&P500, 수익률 11.2%")
print(f"  세전 수익: {result_e['gain']:,}원")
print(f"  세금:      {result_e['tax']:,}원")
print(f"  세후 수익: {result_e['net_gain']:,}원")
print(f"  세후 수익률: {result_e['eff_rate']}%")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적금은 매월 납입하는 구조라서, 실제로 이자가 붙는 평균 원금이 일시불 투자보다 작다. 첫 달 납입분은 12개월치 이자가 붙지만, 마지막 달 납입분은 한 달치만 붙는다. 적금 세전 금리 3.5%와 ETF 수익률 11.2%를 그대로 비교하면 착시가 생기는 이유다. 위 코드에서 적금의 세후 수익률이 금리보다 한참 낮게 나오는 것도 이 구조 때문이다.

5년으로 늘리면 격차가 벌어진다

1년 비교만으로는 부족하다. 복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이 커진다. 적금을 매년 만기 후 재가입하는 경우와 ETF를 매월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경우를 5년간 시뮬레이션해봤다. ETF 연평균 수익률은 보수적으로 **8%**를 적용했다. S&P500의 최근 10년 연평균이 약 12%인데, 미래를 예단할 수 없으니 보수적으로 잡는 게 낫다.

def simulate_5yr_savings(monthly, rate, years=5):
    """적금 매년 재가입 5년 시뮬레이션"""
    balance = 0
    total_in = 0
    for y in range(years):
        yearly_interest = sum(
            monthly * (rate / 12) * (12 - m) for m in range(12)
        )
        net_interest = yearly_interest * (1 - 0.154)
        yearly_deposit = monthly * 12
        total_in += yearly_deposit
        # 전년 잔고는 보통예금 수준(이자 거의 0)으로 가정
        balance += yearly_deposit + net_interest
    return total_in, round(balance), round(balance - total_in)

def simulate_5yr_etf(monthly, avg_return, years=5):
    """ETF 매월 적립식 5년 시뮬레이션"""
    balance = 0
    total_in = 0
    monthly_r = (1 + avg_return) ** (1/12) - 1
    for _ in range(years * 12):
        balance = balance * (1 + monthly_r) + monthly
        total_in += monthly
    gain = balance - total_in
    tax = gain * 0.154  # 매도 시 일괄 과세 가정
    return total_in, round(balance - tax), round(gain - tax)

m = 1_250_000  # 월 125만 원
s_in, s_bal, s_gain = simulate_5yr_savings(m, 0.035)
e_in, e_bal, e_gain = simulate_5yr_etf(m, 0.08)

print(f"5년간 총 납입: {s_in:,}원\n")
print(f"[적금] 최종 잔고: {s_bal:,}원 | 세후 수익: {s_gain:,}원")
print(f"[ETF]  최종 잔고: {e_bal:,}원 | 세후 수익: {e_gain:,}원")
print(f"\n5년 차이: {e_gain - s_gain:,}원")

코드를 돌려보면 5년 뒤 세후 수익 격차가 수백만 원 단위로 벌어진다. 복리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뮬레이션에는 함정이 있다. ETF가 매년 8%씩 꾸준히 오르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전제한다는 점이다. 현실에서는 +25%인 해가 있고, -18%인 해가 있다. 평균이 8%라는 건 매년 8%를 준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로 경험해보면 이 차이가 체감으로 와닿는다. 작년 8월 미국 고용지표 충격이 터졌을 때 ETF 잔고가 하루 만에 -3.2% 빠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48만 원이 하루 만에 증발한 셈이다. 하필 그 주에 자동차 수리비 200만 원이 나왔다. ETF를 손절하고 빼야 하나, 적금을 깨야 하나 고민했는데 솔직히 짜증 그 자체였다. 결국 적금을 깼다. 중도해지 금리 0.5%를 적용받고. 이때 깨달은 게 있다. 유동성은 ‘매도 버튼이 있다’가 아니라, 마이너스 상태에서 팔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진짜 유동성이라는 거다.

적금의 심리적 가치는 수치로 환산이 안 된다. 한 달에 한 번 자동이체 걸어두면 만기까지 신경 쓸 일이 없다. 잔고가 출렁이지 않는다. 밤에 뉴스를 봐도 내 적금 이자가 바뀌지 않는다. 반면 ETF는 매일 가격이 바뀐다. 처음에는 괜찮은데, -7% 구간이 2주 넘게 지속되면 ‘내가 왜 이걸 시작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성향 문제라 정답이 없다.

적금과 ETF는 경쟁 상품이 아니다

숫자만 비교하면 ETF 쪽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1년 기준으로도, 5년 기준으로도 세후 수익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하지만 투자는 스프레드시트 위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원금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심리적 여유, 비상 상황에서의 유동성, ETF 유형별로 갈리는 세금 구조까지 포함하면 적금이 열등한 상품이 아니다.

5년째 투자하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은 단순하다. 비상자금(생활비 3~6개월분)은 적금이나 CMA에 넣는다. 이 돈은 수익률이 목적이 아니라 안전이 목적이다. 연 3.5%든 2%든 크게 상관없다. 필요할 때 원금 손실 없이 꺼낼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 외에 1년 이상 확실히 안 쓸 돈만 ETF를 고려한다. 그것도 계좌에서 -10%를 보고 평소처럼 밥 먹고 잠잘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다. -5%만 봐도 불안한 사람은 적금 비중을 높이는 게 맞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의 문제다. 개인적으로 현재 비상자금 30%, ETF 50%, CMA 20% 비율로 운용하고 있다. 이게 정답이라는 건 아니다. 금리가 연 5%를 넘기면 적금 비중을 올릴 거고, 시장이 장기 침체에 들어가면 ETF를 줄일 수도 있다. 정해진 황금비율 같은 건 없고, 자기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국내 상장 해외 ETF의 과세 체계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고,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논의도 언제든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올 수 있어서 세금 쪽은 더 지켜봐야 한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수익률은 과거 실적 기준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율 및 금융 정책은 2026년 4월 기준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개인의 소득·납입 구조에 따라 달라지므로, 최신 정보는 금융감독원국세청 홈택스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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